지리산 자연생태환경 파괴, 산악관광개발사업 3종세트에 반대한다!

지리산 자연생태환경 파괴, 산악관광개발사업 3종 세트에 반대한다!

코로나 19로 모든 것이 멈춘 듯한 2020년 겨울과 봄 그리고 여름, 지리산자락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단법인 반달곰친구들(이하 반달곰친구들)은 경악스러운 소식을 접했다. 코로나 19로 인해 생물다양성과 생태적 가치의 중요성이 그 어떤 때보다도 중요하게 다가오는 지금, 윤상기 하동군수가 지리산 줄기인 악양 형제봉에 ‘하동 알프스 프로젝트’라 부르는 지리산 산악관광개발사업 3종 세트를 추진한다는 것이었다. 모노레일(악양~형제봉 2.2km), 케이블카(형제봉~도심마을 3.6km), 산악열차(삼성궁~형제봉 15km)를 지리산에 건설하겠다는 것이다.

지난 20여년 가까이 지리산권 4개 지자체(구례, 남원, 함양, 산청)는 지리산국립공원 주요 봉우리에 케이블카를 올리려는 집요한 시도를 했었다. 이명박 정부가 자연공원법을 개악하여 그 계획을 거들었다. 그러나 지리산을 사랑하는 국민들과 세계적인 국립공원 관리방향, 그리고 지리산국립공원이 간직한 생태적 가치가 재인식되면서 그 계획은 결국 포기되었다.

그런데 대송산단, 갈사만 민자사업으로 이미 2,260억 원의 빚을 진 윤 군수가 이러한 전후사정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지, 다시 지리산 위에다가 1,650억 원의 민자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게다가 더욱 놀라운 것은 지난 6월 기획재정부가 이른바 산악관광개발사업 추진을 위한 한걸음 모델 회의라는 것을 열어서 하동군수의 무분별한 개발사업에 맞장구를 쳤다는 사실이다. 기획재정부가 법에도 없는, 현행법으로는 불가능한 대규모 개발사업을 추진하겠다고 회의까지 소집하였다고 하니 어이가 없을 뿐이다.

이렇게 무분별한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형제봉이 지리산국립공원에 편입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에 착안한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형제봉 일대는 생태자연도 1등급지역이며 반달가슴곰이 살고 있는 지역이다. 이러한 사업은 반달가슴곰의 삶터를 빼앗을 것이며, 삶터를 빼앗긴 반달가슴곰이 민가 가까이로 내려와 반달가슴곰과 주민 간의 충돌 가능성을 높일 게 분명하다.

반달곰친구들은 기획재정부가 이러한 상황을 인지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인지하지 못했다면 지금 당장 멈추는 것이 행정력 낭비를 막고, 지역갈등을 최소화하는 길일 것이다. 만약 인지하면서도 한걸음 모델을 시작했다면, 지리산자락 주민들의 안전과 반달가슴곰 복원사업 20년의 성과를 물거품으로 만드는 것이니, 지역주민들과 국민들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잖아도 반달곰친구들은 지난 2020년 3월 2일 환경부에 공문을 보내 형제봉 일대를 지리산국립공원에 편입해 달라는 공문을 보낸 바 있다(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지리산사람들, 사단법인 반달곰친구들 공동). 또한 표고 1,117m에 달하는 형제봉이 지리산국립공원에서 빠져 있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이 학계와 관련자들의 일반적인 의견임도 공유한다. 이에 대해 환경부는 회신을 통하여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처리하겠다는 답을 보내왔다(환경부 시행 자연공원과-860).

하여 야생동물과 인간이 공존할 수 있는 생태적 사회를 추구하는 반달곰친구들은 정부에 요구한다. 기획재정부는 탈법적인 한걸음모델, 산악관광개발사업을 의제로 한 관계자 회의를 당장 멈춰라! 환경부는 우리가 2020년 3월 2일 요청한 형제봉 일대의 국립공원 편입 요청에 공식적으로 답하라!

반달가슴곰은 우리민족의 시원을 상징하는 동물이며, 천연기념물 제329호이고, 멸종위기야생생물 1급으로 지정된 야생동물이다. 그것이 정부가 20년 넘게 반달가슴곰 복원사업을 하는 이유일 것이다. 무분별한 개발사업이 아니라 반달가슴곰과 주민의 공존이라는 생태적 모델을 세우는 것이 거기에 살고 있는 주민의 행복을 위해서도 더 중요한 일이다. 반달곰친구들은 기획재정부가 반달가슴곰과 함께 살아가기 위한 지리산권 주민들의 헌신적인 노력에 올바로 응답하리라 기대한다.

2020년 7월 6일

사단법인 반달곰친구들

물어보기: 윤주옥 이사 010-4686-65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