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산악열차 예정지인 ‘지리산 형제봉’에서 반달가슴곰 한 쌍 출현
사단법인 반달곰친구들 / 형제봉 생태 조사단 공동 발표
지리산 산악열차 예정지에서 반달가슴곰 촬영
오늘(12월 16일) ‘사단법인 반달곰친구들과 형제봉 생태 조사단’(이하 우리)은 새로운 소식 하나를 전한다. 우리는 지리산 산악열차 예정지인 ‘지리산 형제봉’에 설치한 ‘무인센서 카메라’(이하 카메라)에서 반달가슴곰 한 쌍을 촬영했다. 우리가 카메라를 설치한 지점과 지리산 산악열차 노선과의 최단거리는 불과 413m밖에 되지 않았다.
영상분석을 통해 반달가슴곰 두 마리 확인
우리가 회수한 카메라의 반달가슴곰 관련 영상은 모두 4개이다. 영상분석을 통한 개체 확인결과 반달가슴곰이 2개체인 것으로 촬영되었다. 그중 한 마리는 ‘반달가슴곰 KM-61’(이하 반달가슴곰 개별 개체는 KM-61 방식으로 표현)이다. KM-61은 KM-43과 RF-5 사이에서 태어난 개체로 지리산에서 자연 출생한 수컷이다.
한 마리는 KM-61, 다른 한 마리는 야생 반달가슴곰일 수도 있어
영상에서 발견된 KM-61이 아닌 다른 반달가슴곰은 위치추적 발신기가 없었다. 그렇다면 이 반달가슴곰은 지리산에 원래 살던 야생 반달가슴곰이거나 위치추적이 되지 않는 반달가슴곰일 것이다. 우리는 이 반달가슴곰이 야생 반달가슴곰일 가능성까지 열어 놓고 있다.
반달가슴곰 두 마리는 암수로, 짝짓기 시기에 만난 것으로
우리는 카메라 두 대를 약 10m 거리를 두고 야생동물들이 좋아할 만한 물기가 많은 지역에 설치하였다. 카메라 두 대는 모두 습지를 바라보도록 하였다.
2020년 7월 26일 6시 45분에서 7시 9분 사이에 두 마리의 반달가슴곰이 이곳에 머물렀다. 한 마리는 KM-61이고 나머지 한 마리는 암컷으로 추정된다. 반달가슴곰은 단독 생활을 하며, 같은 장소를 짧은 시간(20여 분)에 다른 수컷이 접근했을 가능성은 없기 때문이다. 영상이 찍힌 7월 26일은 반달가슴곰들이 짝짓기를 하는 시기에 속한다. 반달가슴곰은 6월에서 8월 사이에 짝짓기를 한다.
형제봉은 반달가슴곰에게 중요한 삶터, 보전을 위해 함께 나서야
우리가 촬영한 영상으로 지리산 형제봉 일대가 반달가슴곰의 중요한 서식지(새끼를 낳아 기르고, 먹이를 먹고, 잠을 자는)임이 다시 한 번 확인되었다. 특히 두 마리 중 한 마리가 야생 반달가슴곰일 가능성까지 있으니 이는 무척 반가운 일이라 할 수 있다.
이에 우리는 환경부와 산림청, 그리고 하동군에 요구한다. 환경부는 지리산 형제봉 일대에 서식하는 반달가슴곰에 대해 정밀조사를 실시해야 하며, 산림청은 정밀조사 결과가 구체화되기 전까지 형제봉 일대의 국유림경영계획 중 미시행 사업을 유보하여야 한다. 하동군은 중앙정부가 재고한 지리산 산악열차를 백지화하고, 자연을 파괴하는 방식이 아닌 지속가능한 지역발전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반달가슴곰 정밀조사 및 올무수거 등 반달가슴곰 보호활동 뿐만 아니라 반달가슴곰과 공존하는 지역 만들기를 위해 적극 노력할 것이다.
참고 1) 지리산 산악열차는 하동군이 추진하는 ‘하동 알프스프로젝트’를 말한다. 하동군은 형제봉 일대에 산악열차 12km, 케이블카 3.6km, 모노레일 2.2km 등을 계획하고 있다.
2) ‘반달가슴곰 KM-61’이라는 명칭은 국립공원연구원 남부보전센터가 반달가슴곰을 확인한 후, 그 개별 개체에 이름을 부여하는 방식이다. K는 태어난 곳을 말한다. K는 한국, N은 북한, R은 러시아, C는 중국, M은 몽골이다. M(male)은 수컷, F(female)는 암컷을 말한다. ‘반달가슴곰 KM-61’은 한국에서 태어난 수컷으로 61번째로 확인한 반달가슴곰이라고 읽는다.
3) 반달가슴곰은 보통 단독생활을 하지만, 새끼곰은 어미곰과 약 16~18개월 동안 함께 생활한다.
사단법인 반달곰친구들 / 형제봉 생태 조사단
윤주옥 이사 (사단법인 반달곰친구들) 010-4686-6547
하정옥 단장 (형제봉생태조사단) 010-9074-4142
정태준 연구원 (사단법인 한백생태연구소) 010-4182-9563
이사현 센터장 (국립공원연구원 남부보전센터) 010-4633-0725
최신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