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달곰-KM53의 포획과 회수에 반대한다
자연으로 돌아간 반달곰-53의 자유로운 삶이 보장되길
환경부와 국립공원관리공단(이하 공단)은 보도자료(2017년 7월 24일 확인)를 통해 지난 6월 김천 수도산에서 포획되어 7월 6일 지리산국립공원에 재 방사된 반달가슴곰(KM-53, 이하 반달곰-53)이 남원을 지나 함양과 거창을 거쳐 수도산으로 이동했다고 밝혔다.
우리는 반달곰-53이 다시 수도산으로 향했다는 뉴스를 접하며, 지리산만이 아니라 한반도 또 다른 곳에 반달곰이 살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것에 감사했다. 이는 반달곰 스스로 찾아가 그곳의 자연생태계가 살아있음을 반증한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반달곰-53의 최종목적지가 수도산인지, 아니면 수도산과 연결된 다른 곳인지 궁금했다. 이에 공단이 진행하는 24시간 추적이 당분간 지속되어 반달곰-53의 행동권이 제대로 분석됐으면 했다.
그런데 환경부와 공단은 반달곰-53을 포획하여 회수를 추진 중이라고 한다. 내세운 이유는 ‘반달곰의 이동 경로와 목적지가 거의 확인됨에 따라 올무 등에 의한 피해를 방지하기 위하여’이다. 이 말은 반달곰-53의 재 방사를 결정한 이유가 자연으로 돌려보내기 위해서가 아니라 어떤 길로 이동하는지 살펴보기 위해서였고, 확인되었으니 포획·회수한다는 것으로 들린다.
우리는 환경부와 공단의 입장을 보며, 그렇다면 14년 전 지리산에 반달곰을 방사할 때도 같은 의도였는지 궁금했다. 그때도 어떻게 살아가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고, 그때는 올무 등에 피해 우려가 없기 때문에 방사한 것일까!
우리는 반달곰 복원이 인간에 의해 멸종되어가는 반달곰을 다시 그곳에 살게 하 기 위해서였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힘든 과정이었고 앞으로도 해야 할 일이 많지만, 지리산자락 주민들은 반달곰과 함께 살아야 한다는 생각하고 있고, 여러 기관과 개인의 노력으로 올무 등의 밀렵도구도 줄었고, 서식지 안정화에 대한 논의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 반달곰복원사업은 반달곰 개체 수보다는 서식지 안정화와 주민들과의 공존을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환경부와 공단은 반달곰-53을 지리산의 울타리에 가두려는 시도를 중지해야 한다. 이는 야생동물의 자유로운 삶을 방해하는 일이다. 지금 환경부와 공단이 해야 할 일은 포획․회수가 아니라 반달곰과의 공존을 위해 해당 지역사회, 주민, 등산객들의 협조를 구하여 반달곰과의 충돌을 예방하고, 지자체 등과 협력하여 올무 등에 대한 피해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고, 반달곰-53의 행동권 모니터링을 위한 인력과 예산을 보강하는 일이다.
환경부와 공단은 반달곰과의 공존을 위한 관련 기관, 단체, 전문가, 주민들이 참여하는 논의의 장을 즉각 열어야한다. 기관의 판단만으로 재 방사, 포획, 회수, 재방사가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 또한 우리는 우리 아이들이 지리산국립공원만이 아니라 자연 속에서 야생의 법에 따라 살아가는 반달곰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2017년 7월 24일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사단법인 반달곰친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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