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국제적 보호종인 반달가슴곰의 삶터를 빼앗지 마라
– 10월 29일이 지리산 산악열차를 논의하는 마지막 회의이길 바라며
기획재정부와 하동군은 ‘하동알프스프로젝트’(이하 사업)란 이름으로 지리산 형제봉에 산악열차와 케이블카, 모노레일을 건설하려 한다. 이 사업은 현행법으로는 추진이 불가능하고, 사업타당성 보고서 등 사업 세부계획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기획재정부는 동 사업을 ‘한걸음 모델 회의’(이하 회의)의 의제로 선택하고 산림관광 상생조정기구를 구성하여 이 사업에 대해 논의하기 시작하였다.
‘사단법인 반달곰친구들과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지리산사람들’(이하 우리)은 4차례(6월 25일, 7월 15일, 8월 5일, 9월 11일)에 걸친 회의결과를 종합해봤을 때, 더 이상 이 회의를 지속하는 건 의미가 없다고 판단하게 되었다. 하여 우리는 10월 29일 열리는 제5차 회의가 마지막 회의이길, 마지막 회의가 되어야 함을 기획재정부에 간곡히, 그리고 강력하게 요청한다.
반달가슴곰은 천연기념물 제329호이고, 멸종위기야생생물 1급이며, 멸종위기 야생동식물종의 국제거래를 규제하는 협약 부속서Ⅰ등급에 포함되어 있고, IUCN에서 작성한 적색목록(Red List) 취약종이다. 정부가 나서서 국민의 세금으로 반달가슴곰 복원사업을 진행해 온 것도 그 때문이다.
국민 모두는 2000년 지리산에서 야생 반달가슴곰이 무인 카메라에 찍혔을 때, 2004년 반달가슴곰 복원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을 때, 2009년 반달가슴곰이 야생에서 새끼를 출산했을 때, 2017년 수도산에서 반달가슴곰 KM-53이 발견되었을 때, 2018년 반달가슴곰 공존협의체가 구성되었을 때, 함께 응원하고 다 같이 기뻐했다.
형제봉 일대는 이렇게 어렵게 복원된 반달가슴곰의 삶터이다. 실제로 반달곰을 추적 관리하는 국립공원공단이 제공한 자료에 의하면, 형제봉 일대에서 추적된 반달가슴곰은 2017년 5마리, 2018년 4마리, 2019년 5마리, 2020년 8월 기준 4마리라고 되어 있다. 위치 추적된 반달가슴곰 숫자이니, 위치추적이 안 되는 반달가슴곰이 더 많이 살고 있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하동군이 2020년 6월 25일 1차 회의에 제출한 자료에는, 형제봉 일대가 반달가슴곰의 주활동 범위에 포함되지 않고, 모니터링 결과 3회 출현 흔적만 발견된다고 되어 있다. 그러나 그것은 위에서 보았듯이 잘못된 정보이고, 기획재정부는 잘못된 정보에 근거하여 이 사업을 회의 의제로 선택한 셈이다.
그렇다면 이제 기획재정부가 할 일은 10월 29일 5차 회의에서 이 사업을 의제에서 제외하는 결정을 내리면 된다. 이것 말고 다른 방법은 없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기획재정부가 이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회의를 계속한다면, 그것은 코로나19로 그 어느 때보다도 생태적 가치가 강조되고 있는 이 시대에, 그 흐름을 역행하는 몰상식한 처사가 될 것이다. 그리고 대한민국은 국제적 보호종인 반달가슴곰의 삶터를 빼앗는 나라라는 오명을 쓰게 될 것이다.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멸종위기종인 반달곰 서식지를 돈벌이를 위해 개발한 사례가 없다. 우리는 기획재정부가 우리나라의 품격을 떨어뜨리는 일은 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지금 멈추는 것이 가장 지혜로운 선택임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2020년 10월 26일
사단법인 반달곰친구들/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지리산사람들
*물어보기 : 윤주옥 대표 010-4686-6547
최신 댓글